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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감상

내 안의 느티나무 [고은수]

by joofe 2022. 5. 1.

 

 

 

내 안의 느티나무 [고은수]

 

 

 

 

어제는 유순한 신발이었나,

 

의무는 계속 오늘, 오늘

그리고 맑아야 함

 

끝까지 물러서지 않으려 하는

여름날은 무한해 보인다

 

변하지 않는 발자국들은 

차례로 썩어갈 것이다

 

너는 내 말을 잘 들어서

마음에 들어,

 

이 페이지는 찢도록 

하겠습니다

 

헐벗기를 자청하는 나에게

너는 또 푸른 갑옷을 입혀준다

 

              - 모자를 꺼내 썼다, 달아실, 2022

 

 

 

 

* 어느 마을이든 입구에는 크낙한 느티나무가 있고

넉넉한 모습으로 그늘도 만들어주고

마음의 위안이 되어 준다.

마음에 들고 눈에 들고

해마다 비웠다가 채웠다,를 반복하며 변함없음을 깨닫게 해 준다.

친구들에게 보탑사의 느티나무가 '주페나무야!' 했더니

순례자처럼 보탑사를 다녀갔다.

늬들도 알잖아.

변함없이 잘 버티고 있다는 걸.

누구나 넉넉한 느티나무 한 그루 마음에 키우고 살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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