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1 쓸쓸한 위로 [구수영] 쓸쓸한 위로 [구수영] 오후 네시, 뒷목을 끌어당기는 피로가 이슥하다 잘 볶아진 원두로 내린 드립커피나 커피머신에서 갓 뽑아낸 에스프레소로는 해결할 수 없는 설탕과 커피와 프리마의 황금비율이 만든 종이컵 커피의 치명적인 매력을 아는지, 순서지를 뽑아 기다리는 사람들 틈에서 곧 부서질 것 같은 낡은 수레 하나 종이컵 커피를 마시던 아버지 입가에 묻어나던 안도의 미소가 땀을 흘리다 주름진 혈관마다 빠르게 도는 블랙 수액 위태롭고 쓸쓸하지만 반짝 피어오르던 백원짜리 동전 세 개가 만든 위로 혹시 당신이 또렷한 목소리로 그 커피가 우리에게 미칠 수 있는 여러 개의 해악을 반나절쯤 나열한다 해도 오후 네시는 그렇다 손에 쥔 꼬깃한 순서지를 던지고 화살기도보다 빠른 달달한 6온스 종이 커피에 기대 이 어둔 터널을 .. 2021. 10.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