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나무숲길1 그리운 나라 [장석주] 그리운 나라 [장석주] 1 시월이면 돌아가리 그리운 나라 젊은 날의 첫 아내가 사는 고향 지금은 모르는 언덕들이 생기고 말없이 해떨어지면 묘비 비스듬히 기울어 계곡의 가재들도 물그늘로 흉한 몸 숨기는 곳 이미 십년 전부터 임신 중인 나의 아내 만삭이 되었어도 그 자태는 요염하게 아름다우리 시월이면 돌아가리 그리운 나라 연기가 토해내는 굴뚝 속에서 꾸역꾸역 나타나는 굴뚝 아래 검은 공기 속에서 낙과처럼 추락하는 흰새들의 어두운 하늘 애꾸눈 개들이 희디흰 대낮의 거리에서 수은을 토한다 - 수은을 먹고 흘리는 수은의 눈물, 눈물방울 절벽 같은 천둥번개 같은 2 시월이면 돌아가리 그리운 나라 달의 엉덩이가 구릉에 걸리고 너도밤나무 숲속 위의 하늘에도 그리운 물고기들이 날아다니는 것이 자주 발견된다 아내의 지느러.. 2021. 10.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