紫月島 [박수현]
누가 서녘하늘을 紫月刀로 내리쳤나?
달을 바라보다 한 목숨 다 저물어도 좋겠다며
찰박찰박 모래밭을 걸어 나오는
여자
저 바다는 늘 천년 전이다
- 복사뼈를 만지다, 시안, 2013
* 경기도 화성에서 서쪽으로 가면 섬들이 제법 있다.
대부도가 있고 영흥도가 있고 더 서쪽으로 자월도가 있다.
행정구역상으론 인천시 옹진군 자월면이다.
오백명 남짓 사는 섬이니 그리 크진 않겠지만 암튼 해가 뜨고 지고
달이 뜨고 지고 멋진 섬일 것 같은 느낌의 섬이다.
천년 전의 바다가 품고 있으니 찰박거리며 나오는 여자도 천년 전의 여자이겠다.
붉은 달을 보며 한 목숨 바쳤을 그 여자가 사는 자월도,
아직도 찰박찰박 그 여자가 걸어나오고 있을라나.
'시와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갈급에게 [이병률] (1) | 2022.01.13 |
---|---|
옥춘 [이혜미] (0) | 2022.01.07 |
너도바람꽃 [정진혁] (0) | 2022.01.07 |
열과(裂果) [안희연] (0) | 2022.01.05 |
부평 [서효인] (0) | 2022.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