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 [신미균]
사람들은
자기들 말을
못 알아듣는다고
우리를 맹꽁이라 하지만
우리는 사람들 말을
알아들을 필요가 없어요
우리들끼리
알아들을 수 있는
우리들 말만 있으면 되니까요.
사람들이 보면
우리가 답답하겠지만
우리들은 사람들이 답답해요
우리들은 맹 아니면 꽁이라는 소리만 내도
서로의 마음을 다 알 수 있는데
사람들은 살아가는데 왜 그렇게 많은 말들이
필요한지 정말 모르겠다니까요.
사람들은 살아가는데 왜 그렇게 많은 말들이
필요한지 정말 모르겠다니까요.
- 맨홀과 토마토케첩, 천년의 시작, 2003
* 어젯밤 시사랑회원들간에 회자되었던 이 시는 한 방송국 뉴스시간에 방영되었다고 한다.
시인의 눈으로 보는 것과 일반인들이 보는 것과 특정인들이 보는 관점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는 시이다.
아마도 정치적인 관점으로 의사소통의 부재를 의미하는 방송이었을 것 같다.
정권은 바뀌어야 한다고 하면서 누가 될 것 같냐고 물으면 왔다리 갔다리 출렁거리는 형국이다.
밴댕이 소갈딱지 같이 하루하루가 달라지니 이것저것 갖다붙여서 언론플레이만 하고 있다.
맹! 하면 꽁! 하고 심플하게 살아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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