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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감상

이삭 줍는 사람 [성선경]

by joofe 2022. 1. 24.

개똥지빠귀

 

 

이삭 줍는 사람 [성선경]

 

 

 

 

교방초등학교 후문 GS 24시 앞

 

교방동

쌈지공원엔

꽁초 줍는

개똥지빠귀가 산다.

 

     - 장수하늘소, 서정시학, 2020

 

 

 

 

 

* GS 25는 있어도 GS 24는 없다.

시인은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새벽 한시까지 돌아다니지 말라고

엄한 아버지처럼 24시로 통금을 내렸을까.

우리는 지금 아이엠에프보다 더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나는 담배를 피운 적이 없어 담배값을 잘 모르고 살았지만

한 갑에 사천원이 넘는 돈이라고 하니 거의 한 끼니값이다.

아무것도 살 수 없는 개똥지빠귀에겐 공원에 널린 꽁초를 주울 수 밖에 없다.

시골 논에 과거엔 피를 뽑았지만 지금은 비싼 인건비 때문에 피를 그냥 둔다.

이삭도 주웠지만 지금은 철새들의 밥이 되어버렸다.

다시 과거로 회귀해 이삭 줍는 사람이 생기게 생겼다.

시월 이맘때 월동한다고 지나가는 개똥지빠귀가 굶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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