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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감상

압해도 [서효인]

by joofe 2021. 12. 27.

압해도 [서효인]

 

 

 

 

  아침에 이모부가 누운 채 돌아가셨다는 소식 있었

다. 섬에는 다리가 놓였고 바다를 누르던 앞발도 서

럽게 단단하던 갯벌도 천천히  몸을 돌리던 철선도

사라진다. 영구차가 다리를 건넌다.  섬사람이 없는

섬에서 연기가 올라온다. 바다가 다리 밑에서 조용

한 원을 그리고 있었다. 이모부는 배 농장을 하던 땅

과 놀던 땅 모두를 농협 조합장 선거에 갈아 넣었다.

이모부는 즙처럼 누워 쓸쓸히 편했고 압해는 바다를

꽉 누르고 있다는 뜻이다. 이모는 꽉 눌린 생물이 되

어 압, 압, 울음을 찾는다.  웃는 것일지도. 그녀의 표

정이 바다를 압도하고 있었다.

 

           - 여수, 문학과지성사, 2017

 

 

 

 

 

* 압해도에는 핫누님이 사신다.

목포가는 길에 일부러 압해도로 돌아가면서

혹시나 하고 전화드렸다가 하필 그날 손님들이 오신다하여

전화 통화만 하고 뵙지 못했다.(꽤 오래전 얘기다.)

그 먼 신안의 섬에 사시는데 서울 오기도, 부산에 오기도

쉽지 않기에 얼굴 뵙기가 하늘의 별따기일 테다.

두번째 시집을 내신다면 시집 상재를 빙자해서

만남을 가질텐데 시를 쓰고 계신지 모르겠다.

 

서효인시인은 압해가 바다를 꽉 누르고 있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하늘이 압해를 꽉 누르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그렇게 납작하게 눌렀을까.

설탕 녹이고 소다 넣어서 엎어놓고 납작하게 누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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