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밥바라기별 [허문영]
샛별이라는
예쁜 이름을 놔두고
하필이면 개밥바라기별이라니요
바라기는 사기그릇
그렇다면 개밥바라기는
개밥그릇이라는 뜻인데요
누군가 별을 바라보며
저녁 끼니를 생각했나요
누군가 에둘러
제 밥그릇을 개밥그릇으로 불렀나요
서로 통할 듯 말 듯한데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처럼
마음 속에 반짝이는 말
밥이 희망이 되던 시절
어스름처럼 번져오는 허기
별이 되어 서녘 하늘에 떠오르고요
개밥그릇에 담긴 별
내 밥그릇에 담긴 별
새벽녘엔 샛별로 떠서
누군가의 희망이 되었으면!
- 별을 삽질하다, 달아실, 2019
* 허문영시인의 시에는 유난히 별들이 많이 등장한다.
아무래도 공기 맑고 물 맑은 곳에 사셨으니 별을 많이 바라볼 수 있었을 테고
별을 유난히 사랑하는 분은 아니었을까.
별을 삽질까지 해가며 세상을 밝히신 분이니
아마도 새벽녘에 샛별이 되어 누군가의 희망으로 떠있을 게다.
하늘나라에서는 삽질도 힘들지 모르니 밥그릇에 담긴 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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