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모 [전병석]
내일이면
엄마는 퇴원한다
형제들이 모였다
엄마를 누가 모실까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다
큰형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요양원에 모시자
밀랍처럼 마음들이 녹는다
그렇게 모의하고 있을 때
병원에 있던 작은 형수
전화가 숨 넘어간다
어머님 상태가 갑자기 나빠지고 있다며···
퇴원 후를 걱정하던 바로 그 밤
자식들 역모를 눈치챘을까
서둘러 당신은
하늘길 떠나셨다
- 시와편견, 2021 겨울호
* 아픈 부모를 모신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대체로 긴 병에는 효자 없고 간병에도 효자가 없는 시대가 되었다.
점점 맞벌이시대가 되어가고 있어 아픈 부모를 모실 시간과 여력이 없다.
그러니 지금의 젊은 세대는 부모세대를 모시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지금 젊은 세대는 자신들이 늙으면 스스로 간병을 해야할 게다.
자식이래봐야 하나 정도, 아니면 아예없거나 할테니 말이다.
스스로 저축해서 병 들었을 때 치료를 받든 간병인을 사서 쓰든 해야 한다.
치매 혹은 암으로 인해 어려운 노년을 보내게 될 확률이 오십퍼센트는 될 것이니
지금부터라도 저축을 하든지 보험을 들든지 해서 준비를 해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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