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에나의 시 [유미애]
그림자를 우물거리며 울어본 적 있나요
자꾸 수염이 자라요 생각들이 우글거려요 몬탈레와 썩은 고기가 있는 비
탈, 작은 나무 아래가 나의 터
죽음의 냄새를 쫓는 두 눈의 광기와 지독한 비린내가 물려받은 내 이
름인데 왜 아침이면 구렁 속의 묘비명을 꺼내어 닦는 걸까요
설피를 입에 물고 잠든 늙은 수컷을 봤어요 얇은 베옷 같은 노을이 산
꼭대기를 감싸고 끊어진 눈물자국이 마지막 구절처럼 빛났죠
나무에 기대어 있었어요 어린 발톱들이 그 간결한 묘사를 다 베낄 때
까지 그의 램프가 골짜기와 봉우리를 지우고 고요해질 때까지
내 수염은 왜 자랄수록 구부러지는 걸까요 눈이 녹으면 돌멩이와 꽃
이 날아들던 그의 자리는 또 다른 나무가 채울 텐데 길고 어두운 페이
지가 펼쳐지면 나는 피 묻은 연필을 꺼내어 가파른 밤을 달려야할 텐데
누가 이 시의 결말을 알겠어요? 내 울음소리가 비탈을 돌며 거친 발
자국을 찍는 동안에도 나는 나무가 꽃으로 덮이는 꿈이나 꿀 텐데요
꽃들이 밥그릇을 엎고 책을 찢으며 캄캄한 눈동자 너머로 날아가기만
을 바라는
- 월간 『현대시』 2020년 12월호
* 어느 회사는 총수의 기업이념이 '하이에나처럼'이었다.
하고 많은 동물중에 사자도 있고 호랑이도 있고 좋은 상징동물이 많건만 하필 하이에나라니.
하이에나가 한번 목표로 하는 것은 끝까지 물고늘어진다는 정신(?)이 있는 건 맞지만
보편적인 상징동물이라기엔 생김새도 그렇고 신사적이지도 않다.
남이 사냥한 먹잇감을 뺏어먹는 일종의 양아치라고나 할까.
신사가 밥 먹여줘?라고 소리지를 법도 하지만 기업은 사회적 책임도 다하고
건강한 정신으로 공정하게 경영을 하는 게 맞다.
돈 조금 덜 벌더라도 정도를 걷는 기업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름 있는 대기업들이 투자를 많이 한다고 하니 이제 청년들이 취업의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겠다.
청년들이 이어받을 기업정신이 정도경영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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