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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감상

오달지다 [장은숙]

by joofe 2021. 10. 21.

인터넷에서 업어온 사진 (우리집 것은 잎이 풍성하지 않다.)

 

 

오달지다 [장은숙]

 

 

 

 

꽃눈이 나왔다고

다 꽃이 피는 것은 아니다

 

꽃 피었다고

다 열매를 맺는 것은 아니다

 

열매 맺혔다고 

다 알이 굵어가는 것은 아니다

 

알이 굵다고 

다 달게 익어가는 것은 아니다

 

산책길,

 

발등을 찧는

노랗게 익은 살구 한 알

 

쿵!

 

          - 그 여자네 국숫집, 북인, 2019

 

 

 

 

 

* 살구는 그리 많이 재배를 하지 않아서인지 사먹을 수 없고

짧은 기간 판매해서 어, 하는 순간 먹을 수가 없게 된다.

그렇다고 아파트 살면서 살구나무를 키울 수는 없다.

찾아보니 비파나무가 살구 비스무리한 열매를 연다고 해서 재작년에 살구 묘목을 세 개 샀다.

생각보다 자라는 속도가 늦어 햇수로 삼년인데 겨우 두 뼘이 되었다.

아마 노지가 아닌 실내에서 키워서 그런 것 같다.

쿵!하고 떨어지려면 아직 멀었나보다.

십수 년 키운 커피나무는 해마다 이백여 알을 열매 맺어 제법 엉큼하다.

오,륙년  더 키우면 비파나무에서도 비파 열매가 엉큼하게 열리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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