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와 감상

부탄 [강신애]

by joofe 2021. 11. 20.

영화 "교실안의 야크"

 

부탄 [강신애]

 

 

 

 

히말라야 산기슭

은둔의 왕국에서는

첫눈 오는 날이 공휴일이라지요

 

관공서도 쉬고

거리마다 축제를 벌이는 사람들

자카란다꽃 같은 사람들

 

집밖에 눈사람이 서 있으면

눈사람을 만든 이에게 한턱낸다지요

늦잠 잔 벌로

 

첫눈 오는 날

아파트 현관문을 열어봅니다

 

신을 닮은 이방인이 서 있나

회색의 텅 빈 우주가 서 있나

 

               - 어떤 사람이 물가에 집을 지을까, 문학동네, 2020

 

 

 

 

 

 

 

 

* 지구상에 수많은 나라가 있지만 그중 가장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가

부탄이다.

우리는 놀러갈 때 부르스타 들고가서 부탄가스(C4H10)로 고기도 구워먹고 라면도 끓여먹지만

그 부탄가스도 쓰지않고 마른 야크똥에 불붙여 밥을 해먹는 나라다.

영화 "교실안의 야크"에서 완전 시골에 부임한 총각선생님이 

눈 오기전에 떠나는 마지막 장면이 떠오른다.

눈이 오면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떠날 수가 없다는 것.

전기도 잘 안들어오는 오지가 많아도 부탄 사람들은 야크젖 먹으며, 야생에서 식량을 구해 먹으며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산다.

첫눈 오는 날이 공휴일이라니 이 얼마나 낭만 가득한 나라인가.

우리도 첫눈 오는 날은 단체로 연차 내고 쉬는 날로 하면 좋겠다.ㅎ

 

 

 

'시와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멍 [정현우]  (0) 2021.11.22
어두워서 좋은 지금 [박소유]  (0) 2021.11.22
와디 럼* [최현우]  (0) 2021.11.20
어린 순례자 [우대식]  (0) 2021.11.18
회색의 시 [이기성]  (0) 2021.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