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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감상

통한다는 말 [손세실리아]

by joofe 2021. 11. 27.

찌릿찌릿!

 

통한다는 말 [손세실리아]

 

 

 

통한다는 말, 이 말처럼

사람을 단박에 기분 좋게 만드는 말도 드물지

두고두고 가슴 설레게 하는 말 또한 드물지

그 속엔

어디로든 막힘없이 들고나는 자유로운 영혼과

흐르는 눈물 닦아주는 위로의 손길이 담겨있지

혈관을 타고 흐르는 붉은 피도 통한다 하고

물과 바람과 공기의 순환도 통한다 하지 않던가

거기 깃든 순정한 마음으로

살아가야지 사랑해야지

통한다는 말, 이 말처럼

늑골이 통째로 무지근해지는 연민의 말도 드물지

갑갑한 숨통 툭 터 모두를 살려내는 말 또한 드물지

                 - 꿈결에 시를 베다, 실천문학, 2014

 

 

 

 

* 형은 늘 만사형통을 이렇게 얘기했다.

만사는 다 형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앞길을 헤쳐주는 건 형이고 동생은 그 뒤를 따라만 가면 되니까

그 말은 말이 된다.

형하고 한 이불 덮고 자랐으니 통한다는 것 또한 맞는 말이다.

지금은 한 이불 덮고 자는 건 아니지만 

그때에 축적되었던, 통하는 것들이 계속되어서 지금껏 유효하다.

툭 터놓고 말할 수 있고 공감해줄 수 있는 게 참 좋다.

 

통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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