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안한 일 [김사인]
개구리 한 마리가 가부좌하고
눈을 부라리며 상체를 내 쪽으로 쑥 내밀고
울대를 꿀럭거린다.
뭐라고 성을 내며 따지는 게 틀림없는데
둔해 알아먹지 못하고
나는 뒷목만 긁는다
눈만 꿈벅거린다
늙은 두꺼비처럼.
- 어린 당나귀 곁에서, 창비, 2015
* 요즘 유행하는 단어중에 "라떼는 말이야~"가 있다.
젊은 사람들이 윗세대를 비꼬는 말이기도 하다.
사실 '라떼는~' 세대들은 가난하고 못 먹고 못 입던 시절에
뭐든지 열심히 배워서 일터에서 힘들고 무겁고 더러운 일을 해가며
적은 돈 받아다 알뜰살뜰 돈을 모아 자식을 키우던 세대다.
지금 젊은 세대는 그 여축에 힘입어 비교적 남부럽지 않은 환경에서 자란 세대다.
그런데도 눈을 부라리며 상체 내밀어 뭐라고뭐라고 하고 있다.
'라떼는~'세대는 뒷목만 긁으며 눈만 꿈벅거리고 있다.
아직도 힘들고 무겁고 더러운 일은 '라떼는~'세대가 한다.
젊은이들은 그런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 틈바구니를 외국인 노동자가 채우고 있다.
여축의 힘은 외국인 노동자가 누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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