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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감상

소로의 오두막 [이문재]

by joofe 2021. 10. 15.

소로의 오두막 [이문재]

 

 

 

 

월든 호숫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오두막에는 

의자가 세 개 있었다고 합니다

 

친구가 찾아오면 의자 두 개를 마주 놓고

나그네들이 오면 의자를 다 내놓았다고 합니다

홀로 고독을 즐길 때는 의자가 하나만 필요했겠지요

 

미루어 짐작건대

소로가 혼자 앉아 있을 때에도

의자 두 개가 비어 있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월든 호숫가 숲속

소로가 혼자 들어가 손수 짓고 살던

한칸 오두막에는 침대 하나에 책상 하나

그리고 의자가 세 개 있었다고 합니다

 

          - 혼자의 넓이, 창비, 2021

 

 

 

 

 

 

 

 

* 청룡저수지에는 카페와 식당이 즐비하다.

가장 첫번째 집이 '월든 호숫가'라는 찻집이다.

커피를 좋아하는 나는 이 집 커피는 마시지 않는다.

맛이 그다지 맞지 않아서이다.

다만 보리수나무며 다래나무며 나무들이 작은 숲속을 이루고

구석구석 예쁜 꽃들이 많이 피어있어 눈으로 사진찍기 바쁜 곳이다.

다녀본 찻집중에 쌍화차를 맛있게 내오는 집이라 쌍화차를 마시러 간다.

내용물들이 신선한 것들이라 아주 맛있다.

가끔은 대추차도 주문하긴 한다.

 

요즘은 누구나 마음속에만 의자 세 개를 넣어두고

혼자 다니는 시절임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언제 어디서나 준비해놓은 마음속의 의자를 얼른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