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무에 부치는 노래 [강은교]
그 나무 지금도 거기 있을까
그 나무 지금도 거기 서서
찬비 내리면 찬비
큰 바람 불면 큰 바람
그리 맞고 있을까
맞다가 제 잎 덜어내고 있을까
저녁이 어두워진다
문득
길이 켜진다
- 그녀의 푸른 날들을 위한 시, 북카라반, 2020
* 일년에 그저 네,다섯번은 가는 절이 있다.
사철 꽃보는 재미도 있고 곤드레밥을 먹을 수 있어 간다.
아니, 사실은 내가 주페나무라 명명한 나의 나무가 있어 간다.
사백년의 수령을 가진 느티나무인데 내가 산 평생보다 대략 일곱배는 되는 나무다.
그 오랜 세월을 견디며 산 나무이니 존경 받아도 되는 나무다.
변함이 없다는 것도 내겐 큰 위안이 된다.
변하지 않고 견디고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되어준다.
저무는 내 인생에 등불이 되어 주니 아주 큰 선생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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