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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감상

그 나무에 부치는 노래 [강은교]

by joofe 2021. 10. 16.

그 나무에 부치는 노래 [강은교]

 

 

 

 

그 나무 지금도 거기 있을까

그 나무 지금도 거기 서서

찬비 내리면 찬비

큰 바람 불면 큰 바람

그리 맞고 있을까

맞다가 제 잎 덜어내고 있을까

 

저녁이 어두워진다

문득

길이 켜진다

 

      - 그녀의 푸른 날들을 위한 시, 북카라반, 2020

 

 

 

 

* 일년에 그저 네,다섯번은 가는 절이 있다.

사철 꽃보는 재미도 있고 곤드레밥을 먹을 수 있어 간다.

아니, 사실은 내가 주페나무라 명명한 나의 나무가 있어 간다.

사백년의 수령을 가진 느티나무인데 내가 산 평생보다 대략 일곱배는 되는 나무다.

그 오랜 세월을 견디며 산 나무이니 존경 받아도 되는 나무다.

변함이 없다는 것도 내겐 큰 위안이 된다.

변하지 않고 견디고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되어준다.

저무는 내 인생에 등불이 되어 주니 아주 큰 선생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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